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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성 액체

Artist Statement

KOR

김지수(Jisu Kim, b.1992) 작가는 개인이 관찰하는 여러 사물에 대한 관심을 회화, 드로잉, 콜라주를 통해 표현한다. 특히, 오랜 시간 직접 수집하고 모은 사물들을 반복적으로 그리는 회화 작업은 ‘헛됨’ 또는 ‘세속적인 인생’을 뜻하는 바니타스(Vanitas) 정물화의 미술사적 사상과 상징성을 따른다 . 그는 대량생산으로 쉽고 빠르게 만들어지는 동시에 급속하게 버려지는 사물의 일회성과 일시적인 유행, 충동적인 소비자의 욕망을 비판하며, 유리와 스테인리스 같이 투명하고 반사되는 사물의 특징적 소재를 이용해 ‘공허’ 과 ‘환상’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사물의 물질적 특성으로 만들어 지는 시각적 겹침, 반사, 굴절 등은 작가에게 추상을 위한 모티브로 작용하고, 반대로 사물 자체에 작가의 주관적인 감정이나 정신성을 반영하여 특유의 감각적이고 독특한 분위기의 정물화를 탄생시킨다. 특히, 사물의 개수, 구도, 명도를 절제 시켜 의도적으로 평면성을 강조하고, 사물의 형과 색을 최대한으로 극대화 시키면서 그는 대상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 사물을 분석하고 해체시키는 과정, ‘관찰’과 ‘사물’에 대한 근원적인 고찰에 목적을 두고 있다. 그에 따라 입체에서 점, 선, 면, 색체로 단순화되는 과정에서 구상에서 추상의 형태를 변화되지만, 여전히 자연과 사물이 모델이 되는 점에서 그의 작품은 비구상(Semi-abstraction)으로 해석되며 16-17세기 네덜란드 정물화, 인상주의, 형이상학 회화, 입체파 등 여러 미술사의 움직임에서 영감 받고 있다. 

그는 정물화를 통해 눈앞에 펼쳐진 사물과 그것을 바라보는 개인의 시각에 대한 의심과 궁금증을 넓혀 나간다. 최근 작품 <Still life: wavicle>시리즈의 제목은 파동(Wave)과 입자(Particle)를 합친 신조어 Wavicle에서 차용하였다. 아주 작은 미시세계를 연구하는 영자역학에서 원자를 구성하는 작은 기본 단위의 입자가 추상적인 실체로 밝혀지면서, 그 속성을 확정적으로 정의 내릴 수 없고 다만, 확률적으로만 알 수 있다는 이론을 모티브로 하였다. 파동이면서 입자고 입자이면서 파동이다’ 라는 모순, 이중성, 중첩의 시선으로 사물을 관찰하면 어떻게 보이는가? 내가 바라보는 사물은 실제로 존재하는가? 에 대한 여러 질문을 던지고 있다.

관찰하는 주체와 관찰되는 객체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작업들은 사물로 존재 할 수 있게 하는 주변의 환경, 예를 들어 빛, 그림자, 먼지, 공기, 온도, 등과 같은 요소에 주목하고, 그에 따라 사물은 관찰자를 인식 할 수 있는 유기적인 생명체 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작업을 발전 시켜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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